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미 카논의 손에 이끌려서 한참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을까? 아니, 촬영 때문에 오랜만에 카논을 만나긴 했지만 애틋함은 언제나와 같았고 카논도 나한테 한참을 붙어서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았었다. 내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을까? 아니, '피곤하지만 잠깐이라도 얼굴 보니까 좋다'라는 말을 했지만 그 말이 카논의 ...
<1 학교> "좋습니다. 그럼 오늘 수업은 작품 하나를 보면서 시작해볼까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교사는 앞에 놓인 리모컨을 화면을 향해 조작했다. 그러자 화면 가득 유화 그림 하나가 나타났다. 탁자 위에 꽃이 꽂혀있는 컵과 사과가 놓여있었다. <2 TV> "… 관련된 논란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습니다. 다음 소식 입니다. 어제 수상작...
※ 찌르거나, 피가 나는 등의 연출이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저와 공주님이 이 탑에 갇힌 지 오늘로 1년째 되는 날입니다. 이곳은 언제나 같습니다. 언제나 조용했고, 아침에는 기분 좋은 햇살이, 저녁에는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옵니다. 어쩌면 저와 공주님을 잡아 온 드래곤 님의 가호 덕분일지도 모르겠네요. 저희는 드래곤 님에게 잡혀 여기에 있습니다....
연말의 분위기는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어디로 고개를 돌리건간에 지나갈 올해를 추억하며, 다가올 내년을 기대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물론 그런 분위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즐기는 쪽이었고, 지나갈 올해와 다가올 내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며칠 전부터, 치사토가 너무나도 이상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쉬는시간이 되거나 학교가 끝나면 가장 먼저 나를 찾아왔었는데 요즘은 은근히 나를 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에 밥을 같이 먹으려고 찾아가면 뭔가를 살펴보다가 황급히 감추고 매우 어색하게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분명 뭔가 의심스러웠지만 그 확증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의심스러움은 일주일동안 ...
마법 같은 사랑을 하고싶다,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나는 아름다운 사랑을 꿈꿨다. 사랑을 나눌 사람이 누가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혼자였던 거리를 둘이서 함께 걷고 말 없이 걷던 거리에 대화가 생겨나고 무채색의 거리에 색이 덧입혀지고 아무것도 아니던 것들에 의미가 피어나는 이 모든 것들은 '마법'이란 단어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치사토가 나에게 그 부탁을 했던 것은 점심을 먹은 후에 운동장 벤치에 앉아서 튀김빵을 나눠먹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그 부탁을 들은 나는 나도 모르게 씹다 말은 튀김빵을 꿀꺽, 하고 삼키고 치사토를 바라보았다. "나랑 같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그러자 치사토가 튀김빵을 한입 베어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다른 파스파레 멤버들은?" 하지만 고개를 젓...
"나 유학 가기로 했어!" 코코로의 갑작스러운 그 말에 나는 마시고 있던 레몬에이드를 그대로 뿜어버릴 뻔 했다. 다행이도 당황한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하구미는 입에 우물거리던 음식을 뱉기 일보 직전이 될 정도로 멍하니 코코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카논 선배는 파스타를 입에 가져가려다 말고 하구미와 정확히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카오루 선배는...
미사키의 뒤를 따라 극장 안으로 들어온 카논은 아직도 확신하지 못한 눈초리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어어... 미안한데 미사키, 여기 진짜 맞는거야?" 자리에 멈춰서 뒤돈 미사키가 카논 손에 든 약도를 보며 멋쩍게 웃었다. "네. 여기 맞아요. 애초에 여기 주변에 큰 극장은 여기 하나 뿐이니까요. 어어, 그리고 카논 선배 그 약도 뒤집어서 들었어요....
카논이 잠에서 깼을 때, 벽에 걸린 시계는 이제 막 새벽 4시 50분을 지나고 있었다. 창 밖에는 새벽이 오려는 듯 어느새 푸른 빛이 점점 드리우고 있었다. 잠시 창밖을 보던 카논은 다시 잠들 생각인지 눈을 감았지만 1분도 지나지 않아서 결국 다시 눈을 떠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아, 잠 깨버렸다' 라고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 날의 공연은 언제나처럼 매우 정신없이 끝났다. 코코로는 결국 내가 수십번, 아니 수천번은 넘게 말렸던 관객을 향해 와이어를 타고 날아가는 계획을 기어이 실행해버렸고, 그걸 본 카논 선배는 놀라서 드럼 스틱을 놓칠 뻔 했던걸 간신히 잡아서 연주를 이어갔다. 자칫 잘못했으면 공연을 끝내지 못했을지도, 아니 코코로가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이도 그...
말하기 싫은 것과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 누구도 답하기 힘든 어려운 질문이다. 한없이 밝은 코코로나 하구미라고 하더라도 이 질문에는 한없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어렵게 답을 내리겠지. 말하기 싫은 것은 무엇일까? 말해야 하는 무언가를 말했을때 돌아올 후폭풍이 두려울때, 그리고 그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때, 우리는 말하기 싫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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